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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Eunjeong, <SmokingHead>, 2018, 210x145cm, oil on canvas

김은정

Eunjeong Kim

을지로에서 1인 출판사, 찬다 프레스를 운영하며 작업 하고있다. <잠>, <난민둘기>, <지면전시>, <헛소문을 피하는 방법>, <Making Yourself>. 돌이켜 보면 나의 작업은 언제나한 권의 책으로 정리되었다. 모든 작업이 매번 전시로 이어질 수 없기에 ‘작업의 완성’이란 만족감을 위해 나름대로 정한 방법이다. 하지만 책을 만들고 나면 그것이 끝이 아닌 시작이 되어 그림, 영상, 오브제 등으로 재생산 되었다. 이 과정에서 대상들이 독립적이고 자유로이 발현하여 어떤 실체에닿게 되기를 실험하고 있다.

instagram@chanda_press

www.chandammm.com

Original Text: Jang Hyejung (장혜정)

English Translator: Yujin Song (Y.A.R)

판단의 보류를 위한 시도

김은정 전시평론

 

문득 생각해 본다. 도시의 일부로 느껴질 만큼 수많은 비둘기(일명 닭둘기)를 나는 단 한 번이라도 ‘귀엽다’라거나 ‘사랑스럽다’라는 식의 애정의 대상으로 바라본 적이 있던가? 아니, 나는 분명 인상을 찌푸리며 피해 다니기 바쁜 사람이다. 비둘기와 관련된 어떤 특별한 사건도 없었던 나에게 자리한 비둘기에 대한 부정적 시선과 지각의 원류는 무엇일까.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본다. 그리고 그에 대한 어떠한 인식이 생성된다. 하지만 사실 그 인식과 판단은 직접적이고 사적인 경험보다는 사회적 통념 속에서 만들어지기 일쑤고, 부분을 삭제한 채 습관적 혹은 도식적으로 자리 잡는다. 그러므로 본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지각해버린다는 것은 대상의 실체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일 수 있다. 김은정의 개인전 《연기 나는 사람》에는 무언가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 어떤 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그 사람들을 다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 매체(스크린, 서적 등)를 통해 사건과 대상을 보는 등 다양한 시선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깊이 들여다보아도 작업 속 시선이 향하는 곳은 확실치 않거나, 재현된 상황이나 사건은 명확하지 않고, 작업을 통해 표현된 대상에 대한 해석의 방향 또한 모호하다. 그리고 이 의도된 모호함은 보는 이의 성급하거나 도식적인 판단을 보류시킨다.

 

김은정은 언어가 통하지 않는 지역을 여행하며 일상 속에 무언가를 응시하고 있는 모여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다시 바라봤다. 길에 서 있는 입간판처럼 놓여 있는 작업 <산책>(2018)과 <방과 후>(2018), 그리고 <식물 수업>(2018)에서 사람들의 시선이 향한 곳은 가려진 채 바라보는 사람들의 뒷모습만이 묘사되며, 이 비범할 것 없는 상황의 목적과 성격을 묘연하게 전환한다. 마치 음 소거된 영상을 보는 듯한 이 작업은 그들이 바라보는 대상이 궁금하기보다는, ‘바라본다’는 행위가 공동으로 일어나는 현장에 주목하게 하고 그 행위가 만들어내는 공통의 판단과 그 속에서 탈락하는 무명의 것을 의식하게 만든다. 나를 스스로 바라보는 일, 타인을 바라보는 일, 그리고 반대로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일은 대상의 본질에 대한 불완전한 판단이 만들어짐이 전제한다. 이 부족하거나 뒤틀린 인식의 주체 또는 객체가 됨을 인정하는 것은 종종 우리를 불안하고 두렵게 한다. 김은정의 작업은 불완전한 판단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벗어날 수밖에 없는 이 현실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자신의 불안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작업에서 포착되는 대상과 상황들이 위태로운 위기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것일 테다. 올림픽 성화 봉송 현장을 텔레비전 중계로 보면서 그 연기가 성화가 아닌 달리는 사람의 뒤통수에 불이 붙어 피어나는 것으로 상상하여 그려진 회화 <연기 나는 머리>(2018)은, 사람들의 환호와 영광스러움에 취해 자신의 머리가 타고 있는지도 모른 채 달리고 있는 한 사람의 위기 상황을 담아낸다. 그리고 전시 제목을 이 작업과 이어 《연기 나는 사람》으로 부르며, 위기에 처한 자신의 현실은 모른 채 달리는 성화봉송자와 작가 자신 경계를 뒤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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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의 개인전 《연기 나는 사람》을 위한 전시 서문으로 쓰인 글입니다.

Trial to delay the judgement

Critic for the Artist, Kim Eunjeong

 

Reflecting oneself, watching others, and watched by others starts from incomplete judgment on the essence of things. Knowing that we could be a subject or an object of distorted and insufficient awareness cause anxiety and fear.

Kim Eunjeong’s works are an effort to overcome her deep anxiety from the reality where a series of incomplete judgments are made.  With the characters and settings that pass the crisis, she illustrates her desire to escape from it

One of her painting, <Smoking Head> (2018), shows a man in an emergency. He is too fascinated by the applause and respect from the crowd to notice the fire on his head. It was painted after she watched the broadcast of the Olympic torch relay. She imagines a torchbearer had a fire on his head instead of the torch. The exhibition title, <Smoking Man>, was named after from it. In this exhibition, she tries to cross the boundaries between the artist herself, and the torchbearer who ignores the crisis.

* This critic features Kim Eunjeong’s solo exhibition, <Smoking Man>.

 

Kim Eunjeong, <Nanmindulgi(Missing chuck-chuck)>, 2018, 182×128, 116p, book

Bio

2017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대학원 조형예술전공 수료,
2011 홍익대학교 판화전공, 시각디자인 복수전공
2. 2018년 에이라운지(A-Lounge)에서 개인전 <연기나는 사람> 그 외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